내일(8월 17일)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처한 상황을 보면 100일을 축하하기는커녕 어디 하나 안정된 곳이 없어 보입니다. 우선 지지율이 이러한 상황을 단면적으로 보여 줍니다. 취임 2개월 만인 7월 1주차에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지지율 40퍼센트가 붕괴되었지요. 여론조사의 수치가 절대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2년 5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만에 40퍼센트 선이 무너졌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가볍게 넘어갈 수치는 아닌 듯합니다. 그리고 7월 말에 30퍼센트 선이 무너지더니 그리고 문 전 대통령은 임기 5년차, 박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에 기록했던 20퍼센트대 지지율 기록을 현 정부는 출범 40일 만에 맞이하게 됐습니다.

부정적인 평가가 70퍼센트대에 진입했다는 것도 지적할 만한 문제입니다. 심지어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윤대통령은 19퍼센트의 지지율을 기록해서 주요 22개국 선출직 국가 지도자 중 꼴찌로 집계되었습니다. 선거의 승리와 정권 초기 허니문 기간이 무색하게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심지어 공무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신임 투표를 묻겠다고 나섰습니다. 실행 가능성을 접어 두고서라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당선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배우자의 갖가지 문제, 그리고 개학을 앞두고 아직까지 비어 있는 내각의 불안정성, 대우를 상징적으로 하는 노동 문제 그리고 경찰국 신설, 집권여당과의 갈등 등, 지지율이 올라갈 여지가 없는 환경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나타나는 전임 정부에 대한 불만과 비교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지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4년 방한 당시 한국 공직자들과의 만남에서 국가는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비판과 고집에만 빠져 있는 현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말씀인 듯합니다. 일찍이 교황은 “즉각적인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정치적 계획은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단기적 성장을 추구할 수밖에”('찬미받으소서' 178항) 없다고 경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은 “전형적으로 수요의 일부만을 충족”(152항)시킬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은 정부의 인사결정이나 대통령실 관련 공사와 관련된 의혹들 자연스럽게 떠올리게끔 합니다.

제20대 대통령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사진 출처 = Flickr)
제20대 대통령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사진 출처 = Flickr)

게다가 얼마 전 벌어진 수해와 관련된 대통령의 행동은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9일 신림동 반지하 참사 현장을 찾은 대통령의 신발은 구두였습니다. 초등학생 딸을 키우며 발달장애를 가진 언니까지 부양하던 40대 여성이 고통스럽게 죽어간 현장에서 대통령이 한 말은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깐 벌써 다른 아파트들이,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되더라고요”였습니다.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 의심은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집권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수해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이야기했지요. 감정을 가진 동물이 할 소리인가 싶었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기가 힘들 만큼 분노를 참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교회는 “정치적 결정에는 국민들의 압력이 필요”('찬미받으소서' 179항)하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국민과 시민 단체의 압력이 없다면 당국은 언제나 개입을 꺼릴 것”('찬미받으소서' 181항)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견제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지요.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개별 인간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도 구원”("간추린 사회교리", 52항)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되새겨 봅니다. 더불어 “발전은 물질적 성장뿐만 아니라 영적인 성장을 포함”(베네딕토 16세, '진리 안의 사랑', 76항)해야 한다는 전임 교황님의 성찰도 곱씹어 봅니다. 베네딕토 교황은 “올바른 사람들, 공동선의 요구에 훌륭하게 화답하는 양심을 가진 경제인들과 정치인들 없이는 발전이 불가능”(71항)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현 정부의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의 상황은 어떠한지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신가요?

아직 수해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개학이 다가오는데 지금 우리나라에는 교육부 장관이 없습니다. 코로나 환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데 국가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없습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장교들을 우대하면서 경찰대학 출신의 경찰은 특혜를 받는다며 국가 치안의 중심인 경찰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지요. 그 뉴스의 댓글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제발 국민의 반이라도 좀 제대로 보고 가라’

유상우 신부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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