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로 이해하기' 진일우 수녀 강연

기후위기 영향으로 매년 자연재해 발생

온실가스 배출량 11위인 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북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남한의 10분의 1이 안 되지만, 기후위기 적응과 탄소배출 감축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와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 JPIC는 ‘왁자지껄! 북한 바로 이해하기' 교육을 온라인으로 열고 있다. 4회차인 23일에는 진일우 수녀(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 JPIC 담당, 서울통일교육위원)가 ‘기후위기와 북한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했다.

지난해 6월 북한은 유엔에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s) 이행과 관련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VNR: Voluntary National Review)를 제출했다. 지속가능 발전 목표는 2015년 유엔 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로,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인류 공동 17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북한은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가 추구하는 SDGs 달성을 위한 노력에 참여 의사를 밝히며, 자국의 SDGs 현황과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 북한이 유엔에 제출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s) 이행과 관련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 (이미지 출처 = 2021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Voluntary Vational Review 표지 갈무리)&nbsp;<br>
지난해 6월 북한이 유엔에 제출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s) 이행과 관련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 (이미지 출처 = 2021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Voluntary Vational Review 표지 갈무리) 

진 수녀는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며, 북한이 “기후변화와 그 영향과의 투쟁”에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가뭄과 폭우가 있었고, 그해 평균 기온은 9.7도씨로 평년보다 1도씨 높았다. 2016년 8, 9월에는 함경북도 두만강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강이 범람했다. 2018-20년까지 해마다 혹서, 태풍, 인명 피해, 농작물과 기반 시설에 막대한 피해가 있었고, 지난 10년간 해마다 한 가지 이상의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북한은 스스로를 “극심한 기후변화가 잦은 나라”라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보고서에 에너지 문제 해결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고 명시했는데,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늘고 있으나 사용 비중은 적다고 보고하며, 정부 장려 정책에 따라 태양광 발전, 태양열 난방, 바이오가스 등을 개발 도입하겠다고 했다. 진 수녀는 2030년까지 북한이 온실가스 3600만 톤(15.65퍼센트)을, 국제 지원 받으면 1억 5700만 톤(50.34퍼센트)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태양열광판을 설치한 북한의 가정집. (이미지 출처 = KBS News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갈무리)
태양열광판을 설치한 북한의 가정집. (이미지 출처 = KBS News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갈무리)

과학, 삼림, 에너지 등에서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 위해 계획

북한은 이 보고서 이전부터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다양한 사회 경제적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1992년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UNFCCC)을 채택한 뒤 모든 기후변화 관련 조약 문서에 비준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기후위기 인식에 대해, 진 수녀는 국제사회에 공개된 정보가 적기 때문에 <로동신문>, <민주조선> 등 북한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 삼림 복구, 에네르기(에너지의 북한말)를 중점으로 북한의 기후변화 적응 담론을 설명했다.

우선 북한은 과학적 농법과 이를 통한 식량 위기 해법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 4번 발행하는 기후 관련 유일한 학술지인 <기상과 수문>을 보면 기상과 기후 예측의 현대화, 정보화를 주제로 한 연구가 늘고 있다. 그는 북한은 기상 정보도 군사 정보로 인식하기 때문에 세부 연구나 성과, 관측 장비, 기술력 등을 공개하지 않음에도 기상정보 알림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북한에서는 ‘손전화 기상정보 봉사체계’라고 부르는 '날씨'2.0이 그것이다.

다음으로 북한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힘쓰는 분야는 삼림 복구와 에너지다. 2000년대 들어 삼림 10개년 계획을 수립했으나 투자 부족과 사회통제력 약화로 실패했다고 북한은 스스로 진단하고, 다시 2015-24년 ‘림농복합경영 10개년 전략 및 사업계획’을 세웠다.

진 수녀는 2010년 이후 북한에서 에너지 담론이 급증해 우호 관계의 나라가 아니더라도 실명을 들며 재생에너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내부의 에너지 기술 개발 상황을 선전하는 일도 늘었고, 령에네르기(제로 에너지), 령탄소(탄소 제로) 기술 등을 확대하려는 추세다. 2013년에는 재생에네르기법을 채택했다.

그는 “그러나 설비와 기술이 오래되고, 강우량이 일정하지 않아 획기적인 전력 생산 증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수력 발전 건설 등 에너지 자립을 높이려고 하고 있으나 기술력이 좋지 못해, 가동 중단이 잦고, 국가 차원의 전력 산업 복구가 어렵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북한의 전기 이용률은 49.3퍼센트에 불과하다. 전기이용률은 전기에 접근이 가능한 인구 비율을 말한다. 그는 “가정이나 소규모 기관,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소형 태양광 집열판, 전압기 등을 수입해 쓰는 자체 생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진 수녀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고, 과학, 삼림, 에너지 등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북한이 남한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봤다.

다음 강연은 6월 30일 저녁 강주석 신부(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가 위기의 남북관계와 가톨릭교회를 주제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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