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교구 정평위, 남녀 수도회, 평신도단체 함께 추모 미사

4월 11일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3개 교구 정평위와 남녀 수도자, 평신도 단체 등이 함께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4월 11일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3개 교구 정평위와 남녀 수도자, 평신도 단체 등이 함께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즈음해, 추모 미사와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4월 1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도 미사가 봉헌됐다.

미사는 서울, 의정부,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남녀 수도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평신도 단체가 함께 마련했으며, 약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제 힘이 다 빠져 버렸습니다. 몸이 아프고 통증이 너무 심해 견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질책합니다. 네가 투쟁심이 없어졌구나, 네 몸의 아픔을 느끼고 있구나. 시간이 지났다고 잊은 건 아니겠지.”

이날 미사에는 세월호 가족 정부자 씨(단원고 2학년 6반 신호성 어머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 씨는 추모부서장으로 다른 희생자 3명의 가족과 함께 안산시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을 위해 안산 시민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정 씨는 참사 뒤 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꿈이기를 바란다며, “처음에는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를 알기 위해 돌아다녔고, 그다음 정부에서는 그것을 알려주기를 바라며 희망고문을 당했다. 또 다른 정부가 들어서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왜 아이들이 고통 속에서 가야 했는지, 왜 우리 가족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자식을 죽인 죄인이 되어서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는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 물어야 한 시간이 8년”이라며, “국가를 원망했고, 원망하며 살았으면 좋겠지만 여러분들 때문에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단원고 신호성 군의 어머니 정부자 씨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현진 기자<br>
이날 미사에는 단원고 신호성 군의 어머니 정부자 씨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현진 기자

“신호성 엄마는 가만히 있을 수 없고, 국가를 원망하며 살 수 없습니다. 앞에 계신 분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분들, 안산의 이웃들을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죽어서 내 아들의 얼굴을 바로 보려면 이 세상을 잘 살다가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느 순간 바뀌었습니다.”

정부자 씨는 “우리 가족협의회 부모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들은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들고, 안 되면 소리라도 지르자는 생각”이라며, “몰랐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시민이 움직여야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알았다. 여러분의 사랑으로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마음과 머릿속을 바꿔 놓았다. 그래서 호석이 엄마는 아무리 몸이 아파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 강론을 맡은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는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다시 불렀다.

그는 “이름이 곧 나 자신은 아니지만, 나는 이름으로 불린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을 부르는 것이며,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람을 부르고 기억하기 위해 이름을 부른다고 말했다.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제 같은 시간이고 그만큼 아프고 선명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에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시간이 가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세월호에 대한 기억이 점점 흐릿해지고 세월호가 있는 듯 없는 듯 되는 그날이 오기만을 바라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렇게 시간만을 먹어 치우려는 사람 아닌 사람들이 여전히 너무나도 많습니다.”

상 신부는 그러나 결코 우리는 그렇게 시간만을 보내며, 304명의 넋을 밀쳐 낼 수 없다면서, “오늘의 이 미사를 통해서, 미사 안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잠시 흐릿해지고 흐트러졌던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선명하게 가꾼다. 달리 무엇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별히 무엇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함께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정현진 기자<br>
이날 미사에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 이후에도 교구별 추모 미사가 이어진다.

수원교구는 4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안산시 대학동 성당에서 교구장대리 문희종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광주대교구는 4월 17일 오후 3시 목포시 산정동 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미사를 봉헌한다. 대전교구는 4월 21일 오후 7시 30분 요한바오로2세 성당에서 정의평화위원회 정기 미사와 함께 추모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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