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장관 겸직 합당한가

새로운 대통령이 결정됐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권을 이양 받을 준비를 한창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대통령이 되면 내각을 꾸리겠지요. 그리고 그 내각의 중심에는 장관들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 문제입니다. 현재 정부 내에서 얼마나 많은 의원이 장관직을 겸임하고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정권 말기인 지금 문재인 정부의 제4기 내각에서 통일부(이인영), 법무부(박범계), 행정안전부(전해철), 문화체육관광부(황희), 환경부(한정애), 중소벤처기업부(권칠승). 총 6개 부처 장관이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 정부의 이러한 비율은 정권의 시기를 따지지 않고 비슷한 비율을 유지해 왔습니다. 집권 3년차인 2018-19년도에도 그러했습니다. 당시 18개 부처의 장관 중에 행정안전부(김부겸), 교육부(유은혜), 문화체육관광부(도종환), 농림축산식품부(이개호), 해양수산부(김영춘), 여성가족부(진선미), 국토교통부(김현미) 7명이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약 35퍼센트 정도 되지요. ‘정부별 현직 국회의원 장관 비율’을 따져 보았을 때 과거 김대중 정부 19.8퍼센트, 노무현 정부 13.2퍼센트, 이명박 정부 22.4퍼센트, 박근혜 정부 23.3퍼센트임을 감안하면 절대 낮지 않은 비율입니다.

국회의원의 겸직 금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국회법 제29조는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직 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국무위원직인 장관은 예외사항이기 때문에 현행법령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우선적으로는 해당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들 수 있습니다. 국회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법률 제정. 그 실무적인 논의는 상임위원회와 그 산하 소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현재 국회는 18개 상임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4선의 이인영 장관은 기획재정위원회, 3선의 박범계 장관은 환경노동위원회, 재선의 권칠승 장관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장관 업무로도 벅찰 상황에 이들 장관이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이야기를 나누는 상임위원회의 활동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교도권은 국가의 권력 분립 원칙의 타당성을 인정합니다. “각 권력은 같은 목적에 봉사하는 다른 기능들과 다른 권력들로 균형이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개인들의 독단적 의사가 아니라 법이 다스리는 ‘법치’의 원리이다.”("간추린 사회 교리" 408항)

이렇게 교회는 각 권력 기관들에 대한 분리와 균형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 앞에서 입법부인 국회의원직와 행정부인 장관직 겸임은 신앙을 삶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것 같습니다. 정권에 따라 인물이 바뀌는 장관과는 달리 매번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국회의원직을 두고 항상 차기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겸직 장관들은 정책과 예산 등에서도 자신의 지역구 이해관계와 무관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교황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권력의 특성상 당장의 “즉각적인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정치적 계획은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단기적 성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복음의 기쁨' 178항 참조) 그리고 이러한 사업 결정의 과정이 전형적으로 수요의 일부만을 충족시킬 수 밖에 없기에 염려스러운것이지요 .

이렇게 많은 의원의 장관 겸직은 3권 분립이라는 나라의 근간에 합당한 것인지 의문을 던지게끔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공직자들입니다. 교회의 사회교리는 선출된 공직자들은, 각자의 특정 영역(입법, 통치, 견제와 균형 제도 확립)에서, 국민 생활이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들을 모색하고 달성하도록 노력하여야"(409항)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3권 분립 국가입니다.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헌법 40조),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헌법 66조 4항),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헌법 101조) 속한다고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확실한 3권 분립과 견제를 희망하는 것. 너무 이상적인 바람일까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습니다. 새 대통령이 결정되고 언론에서는 수많은 인사의 하마평이 오르내립니다. 기대되는 사람도 걱정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새 정부에서는 자기 사람들로 내각을 채우기보다는 정말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로 자리가 채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유상우 신부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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