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언론의 중요한 역할로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탐사보도는 구조적 모순을 찾아내고 파헤쳐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보도의 대상은 스스로를 객관하고 개선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이 쇄신하는 과정에서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와 동시에 언론 매체의 잘못된 보도(오보)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하는 예도 있다. 이 경우는 단순히 인명이나 지명, 통계 수치 등을 잘못 기재하는 예도 있지만, 전체 사실 중 일부만을 부각하여 나쁜 인상을 심어 준 왜국, 과장 보도도 존재한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전달하는 편파 보도의 경우는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언론피해 보도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언론피해에 대한 일반적인 대응 전략은 언론사에 직접 요청,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및 중재 신청, 법원 소송, 경찰, 검찰 고소, 고발 등이 있다. 이러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언론에 종사하는 전문가나 관련 기관의 도움이 없이는 대응하기가 어렵다.

현재는 가톨릭과 관련하여 언론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상담할 수 있는 전문가나 관련 기관이 별도로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언론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언론 관련 종사자나 전문가로 구성된 가톨릭 차원의 자문기관이 있다면, 교계 차원의 일관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피해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가톨릭 언론자문기관의 설립을 제안해 본다.

이는 새로운 조직의 설립을 반드시 요구하지는 않는다.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언론인들의 도움을 결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이미지 출처 = Pixabay)

직접적인 언론피해 사안과는 별도로 가톨릭과 관련된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언론 관련 종사자들의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가짜 뉴스들에 대한 사실상 검증 체계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가톨릭이 고유한 가치들이 왜곡되고 있는 현실이다. 가톨릭과 관련된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팩트 체크를 통해 정보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언론의 속성을 이해하고 보도자료의 출처 등을 점검하기 위한 사전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언론 종사자들의 직접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와 더불어 미디어 리터러시(이해력) 차원에서도 가톨릭 언론인들이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미디어의 역할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정보를 제대로 수용할 수 있는 리터러시 능력은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 필수적이다. 언론인들이 모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톨릭 언론인들이 교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이 분야에서는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 언론인들은 1967년 한국가톨릭저널리스트크럽으로 출범하여 ‘한국 가톨릭 언론인 협의회’를 설립하고 신앙 학교와 포럼 및 강연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가톨릭 언론인들은 가톨릭 신앙을 가진 언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 영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톨릭 언론인들은 다른 가톨릭 언론인들과 연대해서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개개인이 속한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와 복음의 가치가 충돌하는 현장에서 가톨릭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 자체만으로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피해 대응이나 가짜 뉴스 검증 및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의 역할을 가톨릭 언론인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가톨릭 언론인들이 구체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김창옥 회장(가브리엘)은 가톨릭 언론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복음의 향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이 아니라 서로의 연대가 힘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1)

여러 가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현재로서는 가톨릭 언론인들의 활동을 위한 마중물 역할은 가톨릭 교계 기관에서 맡아 주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교계 언론사 및 교구별 홍보국의 역량을 통합하는 방향에서 가톨릭 언론인들과 연계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을 기대해 본다. 차제에 이를 실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교회 내 전문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1) 주정아 기자, <가톨릭신문>, 2018.05.13, [평신도희년] 평신도사도직단체를 찾아서 (5)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김창옥 회장, '내적 복음화 바탕으로 서로 연대하는 데 힘쓸 것'.

한창현(모세)

성바오로수도회 사제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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