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획 3] 기후위기와 농업, 한반도 평화 중심으로

20대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각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 부적절한 발언, 유권자 편 가르기 등이 이어지면서 이번 선거가 구체 정책을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의 시급한 목소리도 담아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각 분야 대표 활동가들에게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한국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이번 대선과 차기 정부가 꼭 챙겨야 할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 기후위기와 농업, 노동과 인권, 주거 안정과 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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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시대에 핵발전 확대 합당하지 않아 "

현재 전 세계 가장 주요 이슈인 기후위기가 대선에서도 중요한 의제일까? 김종화 신부(작은 형제회 JPIC)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기후위기를 심각한 주제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후보(정의당)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후중립’(Climate Neutrality)을 중심으로 국가정책 방향을 전면 바꾸고 노후 핵발전소 폐쇄,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으로 탈핵을 이루겠다고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 윤석열 후보(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국민의당)의 기후위기 관련 정책은 에너지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종화 신부는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근본적으로 녹색과 성장은 함께할 수 없으므로 경제 성장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대선 후보들은 여전히 기술 개발과 경제 성장을 바탕에 두고 기후위기를 해결하려 한다며 아쉬워했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핵발전을 반대하고, 탈핵을 위해 애쓰고 있는 가톨릭교회의 입장과 달리, 대선 후보들은 핵발전 확대를 말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현재 건설 중단한 신한울 3, 4호기 공사를 재개하고, 소형 모듈 원전(SMR) 등 기술 개발을 이야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감원전’을 말하며 신한울 3, 4호기는 국민 여론을 반영해 공사 재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신부는 핵발전소가 위험성이나 핵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더하면 절대 경제적이지 않으며, 새 핵발전소가 지어진 10년 뒤에는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므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핵발전을 확대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들도 주요 대선 후보들의 기후위기와 핵발전 관련 정책을 걱정하며, 핵발전에 들일 비용과 시간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 과학적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후보들의 기후위기, 에너지, 환경 분야의 정책 제안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모든 후보들은 기후, 생태위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평했다. 또 대선후보 토론회 이후, 기후위기 대응에 준비되지 않은 후보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SNS에 올린 문구. (이미지 출처 = 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SNS에 올린 문구. (이미지 출처 = 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농업과 식량 의제는 어디에? 
"식량 자급 목표치 법제화해야" 

기후위기는 식량 위기로 이어질 것이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농촌과 농민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 절대적이지만, “농민들은 표도 적고, 대한민국 정책에서 안중에 없는 것 같다”는 농민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대선 후보들이 농업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한길 회장(가톨릭농민회)은 복지 차원의 처방이 아닌 농민들이 농사를 지은 수입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 국민에게 이 땅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충분히 공급하고, 건강한 삶을 책임지는 것이 대통령의 제1 덕목”이라며,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농업과 식량 문제를 의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량 자급 목표치를 계획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식량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목표 설정만 할 뿐 결과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45퍼센트로 식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사료를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1퍼센트에 불과하다.

이재명 후보는 식량자급률 60퍼센트 달성, GMO 완전표시제 등을 공약하며 “농업의 위상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도 기후위기 시대 식량 문제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살펴야 한다며, 식량 주권 확보를 강조했다. 심상정 후보는 국민먹거리 기본법을 제정해 국가식량주권위원회 설치와 곡물 자급률 30퍼센트 달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석열 후보는 농업인에게 안정적 소득과 지금보다 2배 늘어난 농업직불금 예산 5조 원 등을 약속했고, 김재연 후보(진보당)는 농민기본법 제정과 농민수당 매월 150만 원 지급을 공약했다.

가톨릭농민회 포함 전국 농업, 먹거리 관련 단체들이 함께하는 ‘농정대전환 농업, 먹거리 연대’는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 수립과 먹거리기본법 제정, GMO 완전표시제, 가족농, 여성농, 청년농 육성과 생산기반 확보, 농민 기본소득 보장, 읍면동 주민자치 전면화 등”을 각 당 후보들의 정책 공약에 반영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기후와 식량 위기는 정의의 문제 
지역 자립, 제대로 된 탄소중립기본법 시행의 바탕 

김종화 신부는 기후위기, 식량 위기를 위한 다음 정부의 주요 과제로 우선 불공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문제를 환경보호나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정치 민주화를 실현해 정의로운 사회가 돼야 기후위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밑바탕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어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을 강조하고, 특히 언론이 기후위기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도하지 않고 있어, 기후 정의를 위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월 25일부터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퍼센트 이상 줄이도록 명시한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된다. 내용을 보면, 나라의 주요 계획과 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영향평가를 하고, 탄소흡수원의 확충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 그리고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의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한다. 또 화석연료 산업 전환과 일자리 창출 지원 등 정의로운 전환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종화 신부는 이 법을 ‘누가 실행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지역 정부에 재정과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 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으며, 지역에서 에너지 자립 등을 어떻게 실행하고 재원을 마련할지 구체 방안이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이 법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정부를 포함 지방자치단체, 산업계,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하고 절충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희망은 지역에 있다며,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역 자립을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전쟁 무기의 균형, 힘으로는 평화가 이룩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사진 출처 = 천주교 춘천교구 홈페이지)<br>
가톨릭교회는 전쟁 무기의 균형, 힘으로는 평화가 이룩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사진 출처 = 천주교 춘천교구 홈페이지)

한반도 평화
힘을 통한 평화는 진정한 평화 아니야....
필요한 것은 무력 아닌 "평화 교육"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에서 주요 대선 후보의 대북 관련 발언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윤석열 후보가 “평화는 압도적인 힘의 결과”,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라고 강조하며, 사드 추가 배치, 선제타격능력 확보,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강주석 신부(가톨릭동북평화연구소장)는 “힘을 통한 평화가 정말 평화일까....”라며 교회의 가르침과 어긋난다고 분명히 했다.

요한 23세 교황의 회칙 ‘지상의 평화’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구절인 “전쟁 무기의 균형으로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 아니고, 상호 신뢰에 의해서 참된 평화가 확립된다는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113항)에 나와 있듯, 가톨릭교회는 “전쟁 목적을 위한 무기 생산의 중지”, “전쟁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제거해 무장 해제를 완전히 이루어야” 평화에 이른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재명 후보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가겠다고 말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그랬듯이 국방력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어 이 부분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고위력 탄도미사일, 항공 기반 정밀타격 능력 등 강력한 대량응징 보복 능력을 갖춰서 핵무기 사용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도록 억제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사드에 버금가는 장거리 요격미사일 개발, 정찰 위성 등으로 24시간 감시 대응 체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강 신부는 “대부분 무기, 군사력, 물리적으로 힘이 있어야 안보가 보장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강한 국방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힘을 통한 방식으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으며, 필요한 것은 평화교육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에 대한 불안을 성찰하고 평화를 위한 실질적 전환을 위해 대선 후보들이 “평화 교육을 약속하면 좋겠고, 우리 교회도 이것을 더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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