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UCANEWS>) 
(존 다얄)

수녀 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인도의 프랑코 물라칼 주교가 무죄 방면됐다.

인도 서북부 펀자브 주에 있는 잘란다르 교구장인 물라칼 주교는 2014-16년에 한 수녀회 장상 수녀를 연속 강간한 혐의를 벗었다. 재판은 그간 그의 고향인 케랄라 주에서 방청 금지 상태에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오랫동안 예상돼 온 그의 승리는 가톨릭과 시민사회에 큰 분열을 남겼다.

그는 강간 혐의로 공식 기소된 첫 번째 인도 주교다. 그는 재판하는 동안 감옥에 있었고, 가톨릭교회를 넘어 인도 사회의 큰 관심 속에 미디어와 대중의 상상력을 붙잡았던 이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재판이 끝나고 무죄 석방되자 법정을 걸어 나가면서 “주님은 지고하시다. 진실이 이겼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텔레비전 기자인 바르카 두트는 이에 대해 트위터에서 이렇게 반박했다. “고등법원에서 이 판결을 즉시 번복하는 것을 보고 싶다. 수녀들은 학대를 둘러싼 수면 아래의 침묵을 가리키며 외로운 싸움을 해 왔다.”

수사를 지휘해 온 하리산카르 경찰서장은 이번 판결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실망했으며, 케랄라 주 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 (강간의) 증거가 충분하다.”

사건을 맡은 지테시 바부 검사도 같은 생각이었다. “물라칼 주교에게 금고형을 예상했다. 결과는 진짜 충격이다.”

물라칼 주교를 고발하는 운동을 주도해 온 아누파마 수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주장을 지키기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강간 피해자를 위한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올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이번 재판은 잘 진행됐는데, 끝판에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물라칼 주교도 역시 자신을 잘 변호했다. 케랄라 주, 수도인 델리, 그의 교구가 있는 펀자브의 교계와 평신도 대다수는 그를 옹호해 왔다. 그의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은 델리에서 사회연결망(SNS)에 이렇게 썼다. “누구나 어떤 주교에 대해 거짓 혐의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교계제도는 교회의 평판과 이미지에 해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경계하는 편이다. 인도에서는 주교라는 직위와 그가 입는 주교 복식이 (교회를 넘어) 사회적, 정치적으로 큰 무게감이 있다. 심지어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목사들조차 이제는 자신들을 “주교”라고 부르고 다닌다. 정치인, 공무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지역의 경찰들로부터 존경과 지원을 좀 받으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판사는 언론이 이번 강간 재판의 진행 상황을 보도하는 것을 금지했고, 이번 판결도 경찰이 법원 구내를 강력히 통제하는 가운데 내려졌다. (역자 주: 폭발물 탐지견까지 동원됐다.) 사건이 지난 2018년 중반에 공론화된 뒤 일어난 강한 분노를 감안한 것이다.

프랑코 물라칼 주교가 강간 혐의를 벗은 1월 14일, 인도 경찰이 법원을 지키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프랑코 물라칼 주교가 강간 혐의를 벗은 1월 14일, 인도 경찰이 법원을 지키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물라칼 주교는 델리 대교구에서 보좌주교를 하고 있다가 2009년에 잘란다르 교구 주교로 임명됐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압력이 높아지고 있었고 대중과 언론이 소장을 낸 수녀들을 지지하는 가운데, 2018년 9월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교구장 직무를 쉬게 해 달라고 청했고, 이에 로마는 물라칼 주교가 잘란다르 주교직을 유지하는 가운데 봄베이 대교구의 한 은퇴 주교로 하여금 교구장 서리를 맡아 교구 일을 보게 했다.

피해자 수녀가 속한 예수의 선교사수녀회는 잘란다르 교구립 수녀회로서 고 심포리안 키프라트 주교가 설립했다. 북부에 있는 이 교구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과 교육을 위해 일할 수녀회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키프라트 주교는 자기 고향으로 가톨릭 교세가 강한 남부의 케랄라 주에서 이 수녀회에 들어올 지원자를 많이 모았다.

그래서 이 수녀회는 케랄라에 수녀원이 몇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번 사건을 둘러싼 추잡한 이야기들 속에 유명해졌다.

피해자 수녀는 2018년 6월에 경찰에 고발장을 내고, 자신이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물라칼 주교의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별수사팀이 구성돼 물라칼 주교를 체포하고 기소했다. 악의적 감금, 강간, 변태적 성관계, 협박 혐의였다.

재판은 2019년 11월에 시작돼 2021년 말에 끝났다. 그 사이 몇 차례 극적 반전들이 있었다. 잘란다르 교구의 한 사제가 수녀들에게 돈을 줘서 입을 막으려 했다는 주장이 있었고, 수녀들을 지지하는 편과 주교를 흠모하는 편 사이에 많은 소동과 단식투쟁, 대립이 있었다.

2018년 7월, 시민사회가 피해 수녀와 그녀를 지지했던 같은 수도회 소속 동료 수녀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에르나쿨람-앙가말리 대교구의 평신도 지도자인 존 제이콥은 교구장이자 (인도의 두 동방전례 가톨릭의 하나인) 시로말라바르 전례교회의 수장인 조지 알렌체리 추기경에 대한 고발장을 냈다. 그는 이 고발장에서 시로말라바르 교회가 물라칼 주교의 수녀 강간 혐의에 대해 경찰에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가톨릭교회는 직장에서의 성적 폭력을 막기 위한 지침을 만들어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길 태세나 조직 등은 갖추고 있지 않다.

다른 여러 지방에서 신학생, 성직자, 그리고 여러 주교에 대한 고발들이 있었다. 그 범위는 윤리적 배덕 행위를 하고 처자를 뒀다는 것에서부터 여성 화장실을 훔쳐보는 일, 젊은 수녀나 홀어미,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에게 구애하거나 유혹하는 일 등에까지 이른다.

그런 일에 기막혀하는 성직자나 평신도 여성들의 이러한 고발은 대개 쇠귀에 경 읽기다. 주교들은 젊은 신학생과 성직자에 대한 고발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만약 그러한 고발이 주교에 대한 것이라면, 사태를 바로잡을 시도는 고사하고 아예 그런 이야기를 듣기조차 할 여지가 진짜 전혀 없다.

인도의 두 동방전례 가톨릭교회의 (최고기구인) 시노드와 라틴 전례교회의 (최고기구인) 주교회의, 그리고 이 세 전례가 모두 참여하는 인도 가톨릭주교회의 또한 성적 착취 고발을 다룰 도움의 전화나, 상담 또는 준교회법적 기구 같은 것이 없다.

피해 수녀는 평범한 평수녀도 아니었다. 그녀는 이번 일로 물라칼 주교와 갈라서게 되자 수녀회 총장직에서 쫓겨났는데, 이미 그 전에 여러 주교에게 호소했었다. (역자 주: 그녀가 속한 수도회도 지지자와 반대자로 분열됐다.) 그녀가 경찰에 고발한 것은 교회 지도자들이 침묵하는 것을 본 뒤였다.

인도 주재 교황대사에게 전해진 고발장들도 이와 비슷하게 그 어떤 반응도 끌어내지 못했다. 여러 여성 단체가 당시 교황대사인 잠바티스타 디카트로 대주교에게 의견서를 보내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물라칼 주교의 해임을 권고하도록 촉구했다.

이번 재판은 인도 교회에 깊은 상처를 냈다. 이번 사건이 전 세계적 관심을 끌고, 여성 단체들이 큰 활기를 띠었지만, 이미 있던 분열이 더 커진 이번 사건에서 아무도 이긴 자는 없다.

아마도 이번 사건으로 인도 사회에서 권력을 쥔 남성들에 대한 여러 고발들, 진짜 고발과 허위 고발들이 쏟아지는 수문이 열렸다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심지어 평범한 남성이라 해도 한번 강간범 혐의를 받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평판은 한번 무너지면 끝이다.

하지만 교회 안팎에 있는 여성 단체들이 피해 수녀와 그녀의 협조자들에게 보낸 아주 강한 지지를 보면 여성 일반이 가부장적이자 보호자적 (관계에서 벌어지는) 착취를 염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지금도 변치 않는 문제이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시노달리타스(공동합의성)에 관한 시노드에서부터라도 인도에서 로마로 가는 보고들에는 하나의 우선 사항으로 반드시 들어가야 할 문제다.

(역자 주: 존 다얄(73)은 인도 가톨릭연맹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인도 그리스도인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이 글의 관점은 필자의 의견이며 <아시아가톨릭뉴스> 편집진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indian-bishop-wins-pyrrhic-victory-in-rape-case/9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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