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천주교부터 매주 화요일 종단별 기도회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4대 종단 종교인들이 모였다.

16일 저녁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한 농성장이 있는 국회 앞에서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이 화(和)요 기도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종단별로 돌아가며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기도회는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순서로 진행됐다. 서원 스님(조계종)은 “차별금지법은 심사가 필요한 법이 아니”라며, “오늘 각 종교의 기도 소리를 듣고 자비의 마음을 일으켜 당장이라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교 미사에서 강론을 한 박상훈 신부(예수회)는 지금은 능력을 앞세워 사람을 차별하기도 한다며, “나는 너보다 뛰어나고,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더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하느님나라는 차별과 억압이 있는 세상을 뒤집겠다는 혁명적 선언이며, 잘못된 이 세계가 바뀌지 않으면 파멸의 길에서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우리 하나하나가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 용기를 북돋으며, 조금씩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16일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한 국회 앞 농성장에서 4대 종단 기도회가 진행됐다. 천주교 미사 모습. (왼쪽부터) 김정대 신부, 박상훈 신부(예수회), 함패트릭 신부(성골롬반외방선교회). ⓒ배선영 기자<br>
16일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한 국회 앞 농성장에서 4대 종단 기도회가 진행됐다. 천주교 미사 모습. (왼쪽부터) 김정대 신부, 박상훈 신부(예수회), 함패트릭 신부(성골롬반외방선교회). ⓒ배선영 기자

지난 6월 14일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10만 명 이상이 동의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회부됐다.

법사위는 심사기간 90일 동안 심사하지 않고 11월 10일까지 연기했다. 그러나 지난 9일 법사위는 이미 한차례 미룬 일정을 다시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2024년 5월 29일까지로 늦췄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8일부터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도 같은 날 거리 기도회를 열어 연대했다. 농성장에는 인권영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며, 신문 광고를 위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는 종단별 기도회가 이어진다. 23일(화)에는 김정대 신부(예수회)의 주례로 미사가 봉헌된다.

4대 종단 기도회에 참여한 서원 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스님들. ⓒ배선영 기자<br>
4대 종단 기도회에 참여한 서원 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스님들. ⓒ배선영 기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4대 종단 기도회에서 개신교 예배 모습. ⓒ배선영 기자<br>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4대 종단 기도회에서 개신교 예배 모습. ⓒ배선영 기자
원불교 강현무 교무(원불교 인권위원회). ⓒ배선영 기자<br>
원불교 강현무 교무(원불교 인권위원회). ⓒ배선영 기자

차별금지법 제정이 먼저, ‘나중에’의 정치를 끝내라

한편,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16일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정당들의 입장 공개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심도 있는 논의’를 이유로 심사 기간을 연장한 국회를 “무책임한 회피”라며, “논의의 출발선을 끊어야 심도 있는 심사도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지난 14년간 이루어 온 사회적 합의”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이 먼저다. ‘나중에’의 정치를 끝내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성소수자를 법의 보호에서 배제하라는 일부 종교계의 주장이 차별과 혐오를 어떻게 증폭시켜 왔는지, 존엄을 박탈당한 이들을 방치하는 정치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위협하는지 혹독하게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주장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찬반의 대상, 다수결의 영역, 논쟁의 의제로 만들며, 사실상 성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합의의 대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해 왔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에 동의하는가 ▲ 성적 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가 법에 명시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는가 ▲ 누구를 포함시키거나 배제할 것인가의 논의가 사회적 합의 대상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는가 등의 질문이 담긴 공개입장 요구서를 국회 본청에 있는 각 정당 대표실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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