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박태균 교수(서울대 국제대학원장)가 남북관계를 위해선 남한 내부의 문제와 갈등을 해결해야 하며, 교회는 소외된 이들을 위한 공간이 되어 주고, 대화와 소통의 창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가톨릭동북아연구소, 동아시아복음화연구소가 공동으로 6.25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맞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박태균 교수는 “남한 내부 갈등을 잘 해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남북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고 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위기, 공동체 위기 등과 더불어, “개별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지, 우리가 사는 방식은 맞는지 등 다양한 의문이 생겼고, 다른 세대나 자기와 다른 집단에 있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에서 세대나 계층 등 다양한 갈등은 심각해지고, 남북문제에 대한 반응과 의견도 분분하다. 그는 “북한에 백신을 제공하는 것이 현재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고리”지만, 여론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한미동맹에 대해 논박하는 댓글들을 보며 자칫하다 지금까지 쌓은 남북관계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에, 남한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 남북관계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사회적 갈등 상황에서 다름과 소통하고 심리적으로 안정할 수 있도록 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방역은 세계적으로 민족주의적 성향을 띄는데, 이런 폐쇄와 권위주의에 기초한 부분이 국제적 긴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개방과 민주주의에 기초한 방역의 길 즉 정의로운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사회가 어렵고 힘들수록 사람들이 교회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변화를 읽고 소외된 계층이 의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신흥종교가 발현하는 등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공공의료 법안에 대해서도 교회가 같이 고민하면 좋겠다고 청중석에 있는 주교와 사제에게 당부했다.

남한 안의 문제뿐 아니라 한미 외교나 남북문제에 있어 바티칸의 공헌, 백신 공급을 비롯한 북한의 지원 등에도 교회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 박 교수는 “급하게 나서는 것이 현재 여론에서는 좋지 않지만, 가만히 있으면 평화의 시간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남한 내부 문제와 남북 관계, 북미 관계를 동시에 해결하고, 다른 종교와 연합해서 북한에 선제적 제의를 할 수 있는 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균 교수(서울대 국제대학원장)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br>
박태균 교수(서울대 국제대학원장)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박태균 교수의 발제를 듣고 논평에 나선 이백만 전 대사(전 주교황청 대사)는 “교회가 가만히 있지 않다”며 백신 나눔 운동, 교황의 방북을 위한 노력 등 교회가 하고 있는 일을 설명했다.

한국 교회가 적극 나서고 있는 '백신 나눔 운동'은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서 모금액을 보내면 교황청에서 백신을 구하지 못한 나라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 전 대사는 “아마 그 백신이 북한에도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유흥식 주교가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배경에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교황 방북을 위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듯 “여러 사안에서 교황청과 한국 교회가 소리 내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백장현 박사(한신대 초빙교수)는 “북한의 핵 문제가 평화 정착, 남북한 교류와 협력 등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북한 핵 문제를 풀면 굉장히 많은 것이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핵문제는 군사적 방법 즉, 무력으로 풀 수 없기 때문에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한다”며 이 대화가 '교회의 일'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 사람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도 북한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미국이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며, (북한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가 생기고 우리 주변 나라, 특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교회와 연대하고 대화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계속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며, 김주영 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는 박태균 교수가 강조했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은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의 평화가 초석이 되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발 딛고 있는 가정, 공동체, 동네, 직장에서 평화를 이뤄야 우리가 염원하는 민족의 일치와 평화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 천주교회는 오늘 17일부터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까지 미사 전과 후에 9일 기도를 바친다.

16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반도 평화와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br>
16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반도 평화와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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