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정치 격랑 속 교회의 일치 과제

교황청이 17일 홍콩교구장에 차우 사우얀 신부(61, 예수회)를 임명했다.

홍콩교구장 자리는 2019년 1월에 당시 융밍충 주교의 갑작스러운 사망 뒤, 홍콩의 은퇴주교인 통혼 추기경(82)이 교구장서리를 맡아 왔다.

2년 넘게 후임자가 임명되지 못한 것은 홍콩의 정치정세가 급변하고 이에 대해 그간 홍콩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해 온 홍콩 가톨릭계의 문제와 더불어 중국 본토의 주교 임명 절차를 놓고 교황청과 중국 간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홍콩교구는 새 교구장 임명 소식을 발표하면서 홈페이지에 “이번 임명은 홍콩이 사회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시기에 홍콩의 가톨릭 교회가 신자들과 동반할 목자를 기도로 기다려 온 가운데 나온 감사의 순간”이라고 밝혔다.

홍콩에는 현재 하치싱 보좌주교(프란치스코회)가 있지만 그가 2019년에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공개 지지하고 중국을 비판한 뒤로 교황청은 그를 신임 교구장 물망에서 제외했다.

관측통들은 교황청이 이제야 신임 주교를 임명한 것은 지난해부터 (1국2체제인) 홍콩의 행정권을 아예 접수하겠다고 위협해 온 중국 공산체제가 받아들일 만한 후보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차우 주교 임명자는 현재 예수회 중국관구장이기도 하다.

차우 사우얀 신부(스테파노)가 5월 17일 홍콩 주교로 임명되었다. (사진 출처 = UCANEWS)<br>
차우 사우얀 신부(스테파노)가 5월 17일 홍콩 주교로 임명되었다. (사진 출처 = UCANEWS)

하 보좌주교는 민주화를 위한 철야기도회와 항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석해, 시위가 “얼마나 이어지는지 상관없이” 자신은 늘 동참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청과 중국은 중국 대륙이 공산화된 뒤 외교관계가 없다. 공식적으로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중국으로서) 타이완 중화민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으며, 타이완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바티칸이 유럽 국가로서 유일하다. 

하지만 교황청은 중국 정부가 교황청의 승인 없는 주교를 임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협상을 해 온 결과 잠정합의를 맺은 상태다. 그 뒤 홍콩 주교의 임명에 중국 정부의 승인이 필수인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자치를 누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모든 실제적 문제에서 홍콩을 자기 영토의 일부로 여기며, 특히 2020년 6월에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한 뒤로 더욱 그러하다. 

차우 신부를 수십 년간 알고 지낸 한 홍콩 신자는 “그는 홍콩 교구에 좋은 선택이다. 신앙이 굳건하며 지도력도 좋다”고 말했다.

“그가 교육 분야에서 쌓은 경험은 가톨릭 교육에 대한 신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차우 신부는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7년에 홍콩의 와얀 대학에서 교목, 교수 등으로 일했다. 2009년부터는 예수회 중국관구 교육위원장을 맡았다. 

홍콩 교구는 차우 신부를 소개하면서 “청년들에게 우승자가 되지 말고 책임 있는 시민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예수회 교육의 주안점”이라고 강조했다.

차우 신부는 2012년부터는 홍콩 교구의 성신신학원에서 시간강사로 심리학을 강의해 왔으며 또 2012-14년에는 교구사제평의회 위원을 맡았다.

한 신자는 <아시아가톨릭뉴스>에 “홍콩의 가톨릭 교회에는 화해와 일치가 아주 절실하고,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일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교구 성직자와 평신도들 간의 분열을 지적했다. 

또 다른 신자는 일부 홍콩 신자들은 공산체제와 어떠한 연계도 갖는 것을 완강히 반대하는 반면, 공산주의의 피해자가 되는 일 없이 신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타협을 원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신원을 “데레사”라고만 밝힌 이 여성은, “확실히 이번 임명은 교황청의 현명한 결정이며 홍콩 교회가 더 단합된 기운을 갖고 전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hong-kong-gets-new-bishop-after-two-year-wait/9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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