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Cristo 가끔 병원에 가면 주위에 있는 환자들을 보면서 이만큼 밖에 아프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낄 때가 많았을 것이다. 요즘은 병원에서 정밀 검사하자 하면 암이고, 남다르게 아프다 하면 희귀병이다.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고 있을 땐 육체적 고통을 덜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적이 있다. 어느 날
4교시 수업을 마치고 배고파서 돌아오는 초등 1년생 아이를 위해 압력밥솥에 쌀을 씻어 앉혀놓고 손과 볼이 차가워진 아이에게 따뜻한 된장찌개를 끓여주려고 서두르고 있다. 친정집에서 얻어온 된장을 한 수저 듬뿍 넣고 표고버섯과 양파에 냉동 새우와 홍합, 멸치가루를 한줌씩 넣고 끓이다가 다시마와 떡국떡, 팽이버섯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뚝배기에 넣으면 아이들이 먹
En Cristo 루이스 수사를 기억할 것이다.(부활편 참조) 그날 많은 대화를 하는 중에 한국말을 배우면서의 고충과 황당한 일들을 나누다 핸드폰을 꺼내어 사진을 보여 주는데 엄마였다. 후덕하게 생긴 그의 엄마 사진을 보는 순간 이미지가 많이 비슷해서 인지 과달루페 성모님이 생각났다. 얼굴에 화장기도 없고 치장하지 않아도 엄마이기에 아름답다. 어릴 때 친구
이 찬 수 1세기 그리스도교회가 당면한 문제 중의 하나는 우상과 관련된 것, 즉 이방신이나 우상이라고 생각되던 것에 제물로 드렸던 것을 그리스도인이 먹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그리스-로마 시대에 제물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은 그 공동체와 해당 신을 재통합시키는 수단이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나라도 동제(洞祭)를
블라디미르의 성모. 비잔틴. 12세기. 모스크바 트레챠코프 미술관 En Cristo 어떤 이는 밖에서 좋지 못한 일(?)을 하고 귀가하여 예수님 상이 먼저 눈에 들어오면 왠지 예수님께서 “너 뭐하다 왔지? 무슨 짓을 하고 왔는지 알겠다.”하는 것처럼 느낀다. 그래서 자격지심으로 자신을 꾸짖는 듯한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 게걸음으로 방에
신약성경 사도행전 10장에 고르넬리오라고 하는 로마 군대의 백인대장 이야기가 나온다. 백인대장은 휘하에 백 명의 군사를 거느린 지휘관이다. 성서에서는 이 사람이 하느님을 경외하고 기도하며 백성을 구제하는 등, 경건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이 때 하느님을 경외한다는 말은 유대인이 아니면서도 나름대로는 율법을 따르면서 유대교적 신앙생활을 하려고 노
며칠 전 "예수와 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과 여성들이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1시간 정도 강의를 하게 되었다. 속으로 무척 망설이다가 추천한 수녀님께 폐가 되어선 안 된다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로 그날의 긴장을 감수했다. 아직도 상당부분 가부장성이 농후한 교회에서 평신도 여성이 앞에 나선다는 것이 흔치 않은 상황임에도,
부활,16세기 레크링 하우젠 미술관 소장 En Cristo 우리 나라에서는 장례미사가 있을 땐 부활초를 제대 옆에 켜 둔다. 어둠을 밝히는 빛, 즉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기에 우리도 그분처럼 부활하리라는 ‘희망의 빛’인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조금 다르다. 부활초 대신 바로 ‘부활 이콘’을 시신 옆에다
언뜻 보아서는 많은 부분이 훼손 되어 형태가 잡히지 않는 듯하지만 얼굴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크게 손상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이콘 앞에 앉으면 알 수 없는 경의로움에 사로잡힌다. 그분의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위엄이 넘치면서도 자비와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 것 같다. 내가 힘들고 지쳐 있을 때, 누군가로부터 받은 모멸감으로 한바탕
en cristo 아는 수녀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반가워하다 뜸금없이 라는 까페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이콘 영성에 관한 글을 써 달라는 것이다. 이콘 영성? 내가?? 영성(靈性)이라고는 별로 없는 나에게 웬 영성?! 기도보다는 놀기 좋아하고 노래부르기 좋아하여 멕시코에서 선교사로 있을 땐 반나절이 걸리는 선교지로 갈 때마다 5~6시간
네덜란드의 영혼 순전히 빈센트 반 고흐 때문이었습니다. 그를 만나러 간 뒤로, 그의 행적을 뒤쫓다 보니, 그와 마찬가지로 네덜란드 사람이었고, 특별히 고흐에게서 영적 위로와 비전을 찾았던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낯이 익은 사람이었으나, 알아갈수록 다른 얼굴이 돋아났습니다. 그는 헨리 나웬(Henri J.M. Nouwen)입니다. 로
가톨릭 청년 단체들을 가면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 중에 '말씀사탕'이라는 것이 있다. 성경 말씀 한 구절을 종이에 타이핑해서 예쁜 포장지로 대충 사탕 크기만 하게 돌돌 말아서 펴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청년단체들은 이것을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하나씩 펴볼 수 있도록 테이블 같은 곳에 올려놓는다. 대학 1학년 때 가톨릭학생회 정기모임을 하던 날 처
며칠 전 여성사제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2-3년 전쯤 한국을 찾은 미국 여성사제에 관한 기사를 보고,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유럽 여성사제 강연회에 참석한 기억이 떠오르면서, 도대체 남성사제로 무엇이 부족하기에 여성사제 얘기가 자꾸 거론되는 것일까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여성사제에 대한 논의는 오늘날 새로 등장한 문
일본인 교회를 찾았다가 일본 불교계의 도움으로 일 년 정도 동경에 머무는 사이 나는 일본인 교회의 예배에 참석했었다. 나의 신분은 밝히지 않았고, 일본인들도 추측은 했겠지만, 굳이 내 국적이나 직업을 묻지 않았다. 목사를 비롯해 30여명 남짓한 신자들 중 일부는 가벼운 인사를 하며 나를 그저 그런 외국인으로 대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교회 신자라고 할